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관리의 편리함과 로직 처리의 유연성 사이에서의 고민입니다. 엑셀이나 구글 시트는 접근성은 좋지만 데이터베이스로서의 엄격함이 부족하고, 복잡한 코딩은 진입 장벽이 너무 높습니다. 오늘은 이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조합을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시각적인 데이터베이스인 에어테이블(Airtable)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워크플로우 자동화의 강자 n8n으로 흐름을 제어하며, 복잡한 검색 로직은 파이썬(Python)으로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AI 에이전트 구축 과정입니다.
데이터를 저장할 공간, 에어테이블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우리의 자동화 시스템이 기억하고 판단할 데이터를 저장할 공간입니다. 많은 분이 구글 시트를 먼저 떠올리지만, 자동화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에어테이블이 좋은 선택입니다. 에어테이블은 겉보기에는 스프레드시트 같지만, 실제로는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의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타입을 강제할 수 있다는 점이 자동화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에어테이블 기본 설정
우리는 사용자로부터 키워드를 입력받아 AI가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를 만들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에어테이블에 베이스(Base)를 생성하고 세 가지 핵심 필드를 설정합니다.
첫 번째는 검색할 주제를 담을 main_keyword 필드로 싱글 라인 텍스트 타입으로 지정합니다. 두 번째는 현재 작업의 진행 상태를 관리할 proceed 필드입니다. 이는 싱글 셀렉트 타입으로 설정하여 대기(Wait), 예약(Reserved), 완료(Complete) 등의 상태를 지정합니다. 이렇게 상태를 명확히 구분해 두면 n8n이 중복 작업을 하거나 완료된 작업을 다시 건드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업 요청 시간을 기록할 datetime 필드를 생성하고, 한국 시간(Asia/Seoul)을 기준으로 현재 시각이 자동으로 입력되도록 설정합니다.
데이터 저장소가 준비되었다면 이제 n8n과 에어테이블을 연결할 차례입니다. 과거에는 API 키를 바로 사용했지만, 보안이 강화되면서 이제는 개인 액세스 토큰(Personal Access Token)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에어테이블 개발자 허브에 접속하여 토큰을 생성할 때, 우리가 만든 베이스에 대한 읽기 및 쓰기 권한을 모두 허용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발급받은 토큰을 n8n의 자격 증명(Credential) 메뉴에 등록합니다. Search Records 노드를 하나 꺼내어 연결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Connection tested successfully라는 초록색 메시지가 뜬다면, 비로소 n8n이 에어테이블을 등록한 것입니다.
여기서 팁을 하나 드리자면, n8n의 설정 메뉴 중 언락(Unlock) 기능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설치형 버전을 사용할 때 이메일 등록을 통해 무료 라이선스 키를 활성화하면, 워크플로우 공유나 템플릿 사용 등에서 제약 없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파이썬 연동을 통한 검색 엔진 구축
이제부터가 이 시스템의 핵심이자 차별점인 파이썬 연동 단계입니다. n8n에도 기본적으로 HTTP 요청을 보내거나 HTML을 파싱하는 노드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네이버나 구글의 검색 API를 호출하고, 그 결과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만 정교하게 걸러내는 작업은 노드만으로 구현하기에 너무 복잡하고 비효율적입니다. 이럴 때 파이썬을 사용하면 코드 몇 줄로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코딩을 전혀 못 하셔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AI가 코드를 대신 짜주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파이썬 개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최신 버전인 Python 3.13.5를 설치합니다. 설치 후 명령 프롬프트(CMD) 창에서 python이라고 쳤을 때 버전 정보가 나온다면 준비는 끝난 것입니다. 코드를 작성할 편집기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VS Code를 추천합니다. 여기에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확장 기능을 설치하면, 내가 주석으로 # 네이버 검색 API 호출하는 코드 짜줘라고 적기만 해도 AI가 알아서 코드를 완성해 줍니다. 이제 우리는 개발자가 아니라, AI에게 코딩을 지시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검색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는 두 개의 엔진을 사용할 것입니다. 한국어 검색에 특화된 네이버 검색 API와 전 세계 정보를 다루는 구글 커스텀 서치 API입니다. 네이버 개발자 센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등록하고 클라이언트 ID와 시크릿 값을 발급받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콘솔에서는 커스텀 서치 API 사용 설정을 하고 검색 엔진 ID(CX)와 API 키를 확보합니다. 이 키값들은 보안상 매우 중요하므로 소스 코드에 직접 적지 않고, .env라는 환경 변수 파일에 따로 저장하여 관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정보를 종합하여 판단을 내릴 AI의 두뇌, 구글 제미나이(Gemini) API를 준비합니다. 구글 AI 스튜디오에서 API 키를 발급받아 n8n에 등록합니다. 테스트를 위해 n8n 캔버스에 On Chat Message 트리거와 Google Gemini Chat Model 노드를 배치하고 질문을 던져봅니다. 제미나이가 정상적으로 답변을 내놓는다면, 이제 우리는 키워드 입력(에어테이블)부터 정보 검색(파이썬), 그리고 최종 판단(제미나이)까지 이어지는 완벽한 AI 자동화 파이프라인의 기초를 닦은 것입니다.
마무리
이 과정이 처음에는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남들이 만들어 놓은 툴을 쓰는 것을 넘어, 직접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접목해 보는 경험은 자동화 능력을 차원이 다른 단계로 끌어올려 줄 것입니다. 특히 파이썬을 n8n과 연동하는 방식은 API 비용을 절감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최고의 방법이 됩니다. 다음 단계에서는 이렇게 구축된 환경 위에서 실제로 코드가 어떻게 작동하고 n8n이 이를 어떻게 제어하는지 구체적인 워크플로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